CLARITY 최종안 635쪽, 9월 10일판과 달라진 7가지
미국 시장구조법(CLARITY)의 최종 수정안 전문이 2026년 9월 14일(미국 동부시간) 공개됐습니다. 나흘 전 공개된 630쪽짜리 문서와는 별개의 파일이고, 분량은 635쪽으로 늘었으며, 가장 크게 바뀐 곳은 윤리 조항입니다. 이 글은 두 PDF를 모두 내려받아 조문을 대조한 결과이며 2026년 9월 15일 오전(한국시간) 기준입니다. 나흘 전 문서를 뜯어본 기록은 CLARITY 수정안 630쪽, 표결 5일 전 원문을 열어봤다에 있습니다.
무엇이 새로 나왔나 — 문서번호부터 다르다
공개 주체는 지난번과 같은 신시아 루미스 상원의원실이고, 이번에는 존 부즈먼 상원 농업위원장과 팀 스콧 상원 은행위원장이 함께 이름을 올렸습니다. 보도자료 제목은 Lummis, Boozman, Scott Release Final Clarity Act Text이고 날짜는 2026년 9월 14일입니다. 보도자료는 이번 문서를 “민주당의 요청으로 반영한 126개의 실질적 변경”이 담긴 최종안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원문을 내려받아 확인한 사실은 이렇습니다.
| 항목 | 9월 10일판 | 9월 14일판 |
|---|---|---|
| 문서번호 | EHF26718 | EHF26724 |
| 쪽수 | 630쪽 | 635쪽 |
| 윤리 편(Division C) 조문 수 | 6개 조(30101~30106) | 4개 조(30101~30104) |
| 문서 성격 | 대체 수정안 | 대체 수정안(동일) |
두 문서 모두 표제지에 AMENDMENT IN THE NATURE OF A SUBSTITUTE라고 적혀 있고 본문은 Strike all after the enacting clause and insert the following으로 시작합니다. 즉 여전히 하원을 통과한 H.R. 3633 한 건의 내용을 통째로 갈아끼우는 방식이며, 별개의 법안이 새로 생긴 것이 아닙니다.
표결 전에 확인한 7가지
1. 윤리 조항의 일몰 규정이 통째로 사라졌다
9월 10일판에는 제30105조 SUNSET이 있었고, 조문은 “제30101조와 그에 따른 개정은 2029년 1월 20일 정오 이후 효력을 잃는다“고 정해 두었습니다. 그날 이전의 행위에 대해서는 일몰 이후 어떤 벌칙·몰수·책임도 묻지 않는다는 조항까지 붙어 있었습니다.
9월 14일판에는 이 조가 없습니다. 635쪽 전문에서 “January 20, 2029”라는 문구를 검색하면 한 건도 나오지 않습니다. 목차의 Division C 역시 제30101조부터 제30104조까지 네 개만 남았습니다. 함께 있던 제30106조 가분조항(Severability)도 목차에서 사라졌습니다.
2. 주(州) 법무장관 집행이 “금지”에서 “허용”으로 뒤집혔다
9월 10일판 제13153조 (b)항의 제목은 NO ENFORCEMENT BY STATE ATTORNEYS GENERAL AND NO PRIVATE RIGHT OF ACTION이었습니다. 의심의 여지를 없애기 위해(for avoidance of doubt) 연방 법무장관 외에는 누구도 소를 제기할 수 없다고 못박은 조항입니다.
9월 14일판은 그 자리에 정반대 내용을 넣었습니다. 제13153조 (d)항은 주 법무장관에게 연방 법무장관을 상대로 금지명령을 구하는 소를 제기할 자격을 주고, 디지털자산 중개업자를 상대로는 직접 소를 제기해 과태료까지 구할 수 있게 했습니다. 소를 낼 수 있는 “피해”의 기준은 (d)(3)항에 100달러를 초과하는 재산상 피해로 적혀 있습니다. 절차도 특이해서, 지방법원이 사실인정만 하고 법률 판단과 판결은 해당 순회구역 항소법원 전원재판부로 넘기도록 설계돼 있습니다.
3. 과태료 계산식이 “둘 중 적은 쪽”에서 “둘 중 큰 쪽”으로 바뀌었다
9월 10일판은 위반자에게 받은 대가의 10퍼센트와 50만 달러 중 적은 쪽(whichever is less)을 물리도록 돼 있었습니다. 9월 14일판은 20퍼센트와 50만 달러 중 큰 쪽(whichever is greater, 물가연동)으로 바꿨습니다. 같은 자리에 붙어 있던 문구 하나가 바뀌면서 상한이 하한으로 뒤집힌 셈입니다. 위반해 발행된 자산을 상장한 중개업자에 대한 하루당 25만 달러 과태료는 양쪽 판에 모두 있습니다.
4. 금지 대상에 “중대한 재산상 이해관계” 보유가 새로 들어왔다
9월 10일판의 금지는 “대가를 받고 디지털자산을 발행하거나 후원하는 것” 두 가지였습니다. 9월 14일판은 제13152조 (a)(3)항으로 “중대한 재산상 이해관계를 보유하는 것” 자체를 금지 목록에 추가했습니다.
정의는 제13151조 (6)항에 있습니다. 직전 3개 역년 중 어느 한 해에 디지털자산의 발행·후원에서 매출의 다수(plurality)를 얻은 사업체의 지분을 1만 5천 달러(물가연동) 이상 보유·지배하는 경우입니다. 해당자는 시행일까지 이를 처분하거나 백지신탁에 넣어야 하고, 처리 후 3일 안에 소관 윤리기구에 통지해야 하며, 윤리기구는 통지받은 뒤 3일 안에 그 사실을 공개 웹사이트에 올려야 합니다.
5. 아직 취임하지 않은 당선인도 대상에 들어왔다
9월 10일판의 대상자(covered individual)는 “공직자 또는 피용자와 그 배우자”였습니다. 9월 14일판은 여기에 한 칸을 더 넣었습니다. 대통령·부통령·연방의원으로 당선이 확정됐으나 아직 선서하지 않은 사람과 그 배우자입니다. 적용 기간도 당선 확정일부터 취임 선서일까지로 따로 규정했습니다. 취임 직전 공백기를 겨냥한 조항입니다.
6. 공직자 재산공개 서식에 디지털자산 칸이 생겼다
새로 들어온 제30102조는 미국 법전 제5편 제13104조를 고쳐, 직전 역년 말 기준 공정시장가치 1천 달러를 넘는 디지털자산의 종류와 가액 구간을 재산공개 대상에 넣었습니다. 보수를 받고 매각한 디지털자산도 기존 “상품선물” 항목 옆에 나란히 적도록 했습니다.
7. 스테이블코인 이자 금지에 “규제 서킷브레이커”가 붙었다
윤리 조항만 바뀐 것이 아닙니다. 제10404조(스테이블코인 이자·수익 지급 금지)에는 9월 10일판에 없던 REGULATORY CIRCUIT-BREAKER 항목이 들어왔습니다. 내용은 이렇습니다. 총자산 100억 달러 미만인 지역은행(community bank)의 예금이 스테이블코인으로 옮겨가 실질적 타격이 발생했다고 재무장관이 법 제정일로부터 18개월 안에 서면으로 판단하면, 통화감독청·연방예금보험공사·연준과 협의하고 의견수렴을 거쳐 이자성 지급을 금지하는 규칙을 만들도록 한 장치입니다.
이 조항의 성격을 오해하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지금 무언가가 금지되는 것이 아니라, 나중에 특정 조건이 확인되면 규칙을 만들라는 예약 조항입니다. 서면 판단이 나올지, 언제 나올지는 법이 제정되기 전까지 알 수 없습니다.
초보 투자자에게 이게 왜 중요한가
미국 의회의 조문 몇 줄이 국내 투자자와 무슨 상관인가 싶을 수 있습니다. 이번 대조에서 드러난 것은 협상의 온도입니다. 나흘 사이에 일몰 규정이 없어지고, 주 법무장관 집행이 금지에서 허용으로 뒤집히고, 과태료 계산식이 하한에서 상한으로 바뀌었습니다. 이 방향은 모두 한쪽(민주당)이 요구해 온 쪽입니다. 법안 지지자들이 표를 모으기 위해 어디까지 내줬는지가 조문에 그대로 남아 있는 셈입니다.
또 하나 짚어 둘 것은 시간표가 달라지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윤리 편의 시행일 조항(제30104조)은 양쪽 판이 같습니다. 제정일로부터 360일이 지난 날, 또는 제10102조 (b)항에 따른 최종규칙이 관보에 실린 뒤 60일이 지난 날 중 이른 날에 시행되고, 시행일 이후에 발행·후원된 자산에만 적용됩니다. 법 전체의 시행일(제40101조)도 제정일 + 360일 구조 그대로입니다. 즉 이번 표결에서 무슨 결과가 나오더라도 당장 시장의 규칙이 바뀌지는 않습니다. 발의, 절차 표결, 본회의 통과, 제정, 시행은 전부 다른 칸이고, 이 법안은 마지막 칸까지 최소 1년을 더 잡아 두고 있습니다.
확인하지 못한 것
- 법안의 공식 절차 이력은 이번에도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congress.gov의 H.R. 3633 페이지는 지난번과 마찬가지로 403 응답으로 열리지 않았습니다.
- 표결 시각은 원문으로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상원 의사일정 페이지에서는 9월 15일 오전 10시 개의만 확인됐고, 이 법안이 몇 시에 다뤄지는지는 나와 있지 않았습니다. 언론은 동부시간 오후로 보도하고 있으나 1차 자료로 대조하지 못했습니다.
- 백악관과의 합의 내용은 보도자료에 실린 발의자 측 설명이 전부입니다. 루미스 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자발적으로 전례 없는 윤리 규제에 동의했다”고 밝혔지만, 백악관 측 문서는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 이 글은 두 문서의 윤리 편과 일부 조문을 대조한 것이지 635쪽 전체를 비교한 것이 아닙니다. 보도자료가 함께 공개한 126개 항목 목록에서 Division C 관련 항목은 다섯 줄이며, 그 다섯 줄이 위 1~6번과 대체로 맞아떨어지는 것까지는 확인했습니다.
앞으로 확인할 일정과 관전 포인트
- 9월 15일(현지시간) 상원 절차 표결. 한국시간으로는 9월 16일 새벽입니다. 이 표결은 법안을 본회의에서 다룰지를 정하는 절차이고, 통과한다고 법이 되는 것이 아닙니다.
- 표결이 넘어가면 그다음은 수정안 처리와 본회의 표결입니다. 최종안이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해서 조문이 더 바뀌지 않는다는 뜻은 아닙니다.
- 일몰 조항이 다시 들어오는지. 이번에 빠진 제30105조가 협상 과정에서 되돌아오는지가 윤리 조항 논쟁의 실제 결론을 보여 줄 대목입니다.
- SEC의 크립토 자산 규정안 의견 접수 마감(10월 20일). 법안이 멈추더라도 규칙 제정은 따로 굴러갑니다. 규정안 내용은 SEC 크립토 자산 규정안 Q&A에 정리해 두었습니다.
이 글은 정보 제공 목적으로 작성되었으며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투자 판단과 책임은 본인에게 있습니다.
시리즈: 코인 법안 따라잡기 — 미국·EU·한국
미국 시장구조법과 EU MiCA부터 국내 이용자보호법·디지털자산기본법까지, 해외 규제가 한국으로 어떻게 이어지고 투자자에게 무엇이 달라지는지 정리한 시리즈입니다.
- 1부코인 규제, 왜 미국을 보면 한국이 보일까
- 2부미국·EU·한국 규제, 한눈에 비교하기
- 3부미국 시장구조법(CLARITY), 왜 아직 안 끝났나
- 4부스테이블코인 규제, 미국에서 한국으로
- 5부이용자보호법 시행 후 실제로 뭐가 바뀌었나
- 6부디지털자산기본법(2단계), 무엇이 쟁점인가
- 7부법이 바뀔 때 투자자가 확인할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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