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USD, 소장에 61번 오른 이름 — 그 청구는 기각됐다

웨일로그 편집팀

바이낸스USD(BUSD)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2023년 6월 바이낸스를 상대로 낸 소장에 61번 이름이 올랐고, 그 소장의 제2청구원인은 “BUSD를 등록 없이 매도했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법원은 2024년 6월 28일 그 청구를 기각했고, 사건 자체는 2025년 5월 합의로 종결됐습니다. 아래 내용은 2026년 9월 16일 오전(KST) 기준입니다.

이 글은 “SEC와 CFTC가 언급한 코인” 시리즈의 다섯 번째 회차입니다. 앞서 비트코인, 이더리움, 라이트코인, 테더를 다뤘습니다. 이번에도 코인 소개나 시세 전망이 아니라 규제 문서에 그 코인이 어떤 이름으로, 어떤 맥락으로 적혀 있는지만 확인합니다. BUSD는 이미 신규 발행이 끝난 스테이블코인이라 더더욱 시세와 무관한 기록입니다.

어느 문서에 있나 — 그리고 누가 빠져 있나

확인한 문서는 SEC가 워싱턴DC 연방지방법원에 제출한 소장입니다. 사건번호 1:23-cv-01599, 제출일 2023년 6월 5일, 분량 136쪽이고 원문은 sec.gov/files/litigation/complaints/2023/comp-pr2023-101.pdf에서 내려받았습니다.

이 소장에서 문자열을 세어 보면 결과가 이렇습니다.

검색어 등장 횟수
BUSD 61회
Binance USD(풀네임) 0회
Paxos(발행사 이름) 0회
Trust Company A 15회

BUSD를 실제로 발행한 회사는 뉴욕 신탁회사 팍소스(Paxos)인데, 소장 어디에도 그 이름은 나오지 않습니다. 제31항은 발행사를 Trust Company A라는 익명 표기로만 부르면서 “2019년 9월부터 바이낸스 계열사와 맺은 스테이블코인 서비스 계약에 따라 BUSD를 발행했고, 뉴욕주 금융서비스국(NYDFS)의 승인·감독을 받았으며, 2023년 2월 21일자로 NYDFS 명령에 따라 신규 발행을 중단했다”고 적습니다. 코인의 이름은 그대로 두고 발행사는 가린 구조입니다. 피고가 아닌 제3자를 익명으로 처리하는 것은 소장에서 드물지 않은 방식이지만, “문서에 이름이 올랐다”는 말이 회사와 코인에 각각 다르게 적용된다는 점은 짚어 둘 만합니다.

SEC가 주장한 것 — 제2청구원인

소장 제315항부터 제324항까지가 “Binance Offered and Sold BUSD as a Security”라는 소제목 아래 묶여 있습니다. 핵심 주장은 제316항의 한 문장입니다. “Since its inception, BUSD has been offered and sold as an investment contract and, therefore, as a security.” 투자계약(investment contract)에 해당하므로 증권이라는 것입니다.

근거로 든 사실관계는 이렇습니다.

  • 제317항 — 2019년 9월 5일자 “Stablecoin as a Service Agreement”에 따라 당사자들이 “BUSD를 발행·상환할 수 있는 플랫폼을 구축·운영”하기로 했고, 발행사와 바이낸스가 준비금에서 나온 순이자 수익을 반반씩 나누기로 합의했다고 적습니다.
  • 제318항 — 2023년 2월 10일 기준 유통 중인 BUSD가 160억 달러어치를 넘었고, 그중 약 90퍼센트가 바이낸스가 통제하는 지갑에 있었다고 적습니다.
  • 제321항 — 구매자들이 “공동 사업(common enterprise)“에 투자했다는 주장입니다.
  • 제323항 — 단순 보유만으로 이자를 준 “BUSD 보상 프로그램”을 이익 기대의 근거로 듭니다.

그리고 제517항부터 제519항이 제2청구원인으로, 증권법 5(a)조와 5(c)조 위반, 즉 등록신고서 없이 BUSD를 판매했다는 청구입니다.

법원이 판단한 것

소장은 주장이지 결론이 아닙니다. 에이미 버먼 잭슨 판사는 2024년 6월 28일 89쪽짜리 결정문(사건기록 248번)을 냈고, 저희는 이 PDF도 내려받아 전문을 확인했습니다. 여기서 BUSD는 40번 언급됩니다.

법원은 제2청구원인이 Howey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다고 봤습니다. 결정문의 논리는 이렇습니다. BNB에 대해서는 “판매 대금이 플랫폼을 강화하는 데 쓰이고 그것이 토큰의 가치를 만든다”는 설명이 구매자에게 제시됐다고 적혀 있는데, BUSD에 대해서는 그런 연결이 없다는 것입니다. 결정문의 문장을 그대로 옮기면 이렇습니다.

“Nor does it spell out how promoting the ecosystem made BUSD more profitable when the alleged defining feature of the ‘stablecoin’ was that its value would remain constant.”

가치가 고정되도록 설계된 것이 스테이블코인의 정의인데, 생태계가 커지면 그 코인이 어떻게 더 많은 이익을 준다는 것인지 소장이 설명하지 못했다는 지적입니다. 공동 사업 요건에 대해서도 “준비금 수익의 50퍼센트를 바이낸스가 가져갔다”는 주장은 있지만 보유자가 그 수익을 나눠 받는다는 주장은 없다고 적었습니다.

결정문 각주 21에는 심문기일 기록이 인용돼 있습니다. SEC 측 변호인이 법정에서 “우리는 그 토큰 자체가 암호자산 증권이라고 주장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는 대목입니다. 법원은 그런 취지의 문구가 소장에는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결론부의 문장은 한 줄입니다. “Count Two: The claim against Binance concerning sales of BUSD is dismissed.”

그 뒤에 벌어진 일 — 단계로 갈라 보기

여기서 끝이 아닙니다. 사건 기록을 순서대로 따라가면 이렇습니다.

  1. 2024년 7월 9일 — 팍소스는 SEC로부터 BUSD 관련 조사를 종결하고 제재를 권고하지 않겠다는 공식 통지를 받았다고 7월 11일 자사 뉴스룸에 밝혔습니다.
  2. 2024년 10월 16일 — SEC가 201쪽짜리 수정 소장(사건기록 282번)을 제출했습니다. 기각됐던 BUSD 청구가 제2청구원인으로 다시 들어가 있습니다. BUSD 등장 횟수는 61회로 같고, 해당 절을 문자열로 대조해 보니 원래 소장과 98.5퍼센트 일치했습니다. 사실상 거의 그대로 다시 낸 셈입니다.
  3. 2024년 11월 — 피고 측이 수정 소장에 대한 기각 신청을 냈고, 2025년 2월까지 서면 공방이 이어졌습니다.
  4. 2025년 5월 29일 — SEC와 피고들이 공동 취하 합의서(사건기록 301번, “JOINT STIPULATION TO DISMISS AND RELEASES”)를 제출했고, 법원 기록상 사건 종결일은 2025년 5월 30일입니다.

즉 다시 제기된 BUSD 청구에 대해서는 법원의 판단이 나오지 않은 채 사건이 끝났습니다. “법원이 BUSD는 증권이 아니라고 결론지었다”고 말하면 정확하지 않습니다. 정확히는 2023년 소장의 청구가 기각됐고, 다시 낸 청구는 심리 도중 사건이 합의로 종결됐습니다.

한편 뉴욕주 금융서비스국은 별개로 움직였습니다. 2023년 2월 13일 팍소스에 BUSD 신규 발행 중단을 명령했고(효력 2월 21일), 2025년 8월 7일에는 26쪽짜리 동의명령을 통해 과징금 2,650만 달러와 컴플라이언스 개선에 최소 2,200만 달러 투입을 부과했습니다. 이 문서는 dfs.ny.gov에서 내려받아 확인했는데, 여기서는 팍소스와 BUSD의 이름이 모두 실명으로 나옵니다. 다만 쟁점은 증권성이 아니라 바이낸스에 대한 자금세탁방지 실사 소홀입니다. 같은 코인을 두고 기관마다 묻는 질문이 달랐다는 뜻입니다.

초보자를 위한 정리 — 왜 이 구분이 중요한가

이 시리즈에서 반복해 확인되는 것이 하나 있습니다. “이 코인은 증권인가”는 코인의 성분표에 적힌 속성이 아니라, 그것이 어떻게 팔렸는지에 붙는 질문이라는 점입니다. 잭슨 판사가 BNB와 BUSD를 갈라 본 이유도 토큰의 기술적 차이가 아니라 판매 방식과 약속의 내용이 달랐다는 데 있습니다.

그래서 뉴스에서 “SEC가 어떤 코인을 증권으로 지목했다”는 문장을 볼 때 세 가지를 갈라 읽어야 합니다. 소장에 이름이 올랐다는 것, 법원이 그 주장을 받아들였다는 것, 그리고 사건이 그렇게 끝났다는 것은 전부 다른 단계입니다. BUSD는 첫 번째 단계까지만 갔다가 두 번째에서 막혔고, 세 번째는 아예 열리지 않았습니다.

확인하지 못한 것

  • 2025년 5월 29일 취하 합의서 원문은 스캔 이미지라 텍스트를 추출하지 못했습니다. 문서번호·제출일·제목은 법원 전자기록 메타데이터로 확인했지만, 취하가 “with prejudice”(재소 금지) 조건인지는 원문에서 직접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그렇게 보도한 매체들이 있으나 원문 대조를 못 했으므로 단정하지 않습니다.
  • BUSD의 현재 상환 가능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팍소스가 2023년 2월 공지에서 “최소 2024년 2월까지는 상환을 지원한다”고 밝힌 것까지는 원문에서 확인했지만, 그 이후를 안내하던 고객지원 페이지는 현재 접속하면 지원센터 첫 화면으로 넘어가 개별 공지를 열지 못했습니다.

앞으로 확인할 것

  • 미국 시장구조법 논의에서 스테이블코인의 지위가 어떻게 정리되는지. 법률이 생기면 개별 판결보다 위에 놓입니다.
  • NYDFS 동의명령에 따른 팍소스의 개선 이행 경과. 동의명령 본문에 보고 의무가 적혀 있습니다.
  • 발행이 끝난 토큰의 잔여 유통량 처리 방식. 이는 체인 익스플로러로 누구나 직접 확인할 수 있습니다.

다음 회차에서는 큐의 여섯 번째인 BNB가 규제 문서에 어떻게 등장하는지 확인할 예정입니다.


이 글은 정보 제공 목적으로 작성되었으며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투자 판단과 책임은 본인에게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