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을 상품이라 부른 첫 문서, 지금은 어떻게 됐나

웨일로그 편집팀

비트코인이 미국에서 증권이 아니라 상품(commodity)으로 분류된 출발점은 SEC 문서가 아니라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가 2015년 9월에 낸 한 제재 명령입니다. 그 뒤 이 해석은 2017년 제안을 거쳐 2020년 연방관보에 실렸는데, 그중 하나는 2025년 12월 10일자로 철회됐습니다. 다만 철회된 것은 “가상통화는 상품”이라는 분류 자체가 아니라 그와 별개인 실물 인도 해석 지침입니다. 이 글은 그 문서들을 직접 열어 어떤 문장이 어디에 적혀 있는지 확인한 기록입니다. 아래 내용은 2026년 9월 6일 오전(KST) 기준입니다.

이 글은 “SEC와 CFTC가 언급한 코인” 시리즈의 첫 회차입니다. 코인을 소개하거나 시세를 전망하는 글이 아니라, 규제기관이 그 코인을 어떤 문서에, 어떤 이름으로, 어떤 맥락에서 다뤘는지를 원문에서 확인하는 것이 목적입니다.

왜 상품이냐 증권이냐가 갈림길인가

미국은 자산의 성격에 따라 감독기관이 갈립니다. 증권으로 보면 SEC가 발행·공시·거래를 규율하고, 상품으로 보면 CFTC가 선물 같은 파생상품 시장을 감독합니다. 이 한 줄이 그 코인의 선물 상장 가능 여부, 발행팀의 공시 의무, 거래소가 어떤 자격으로 취급해야 하는지를 통째로 바꿉니다. 이 구분이 실제로 무엇을 바꾸는지는 코인분류 1부에 정리해 두었으니 배경이 필요하면 먼저 보셔도 좋습니다.

여기서 짚을 것은 그 구분 자체가 아니라 순서입니다. 비트코인에 관한 한, 상품이라는 규정이 먼저 붙었고 증권이 아니라는 정리는 한참 뒤에 왔습니다.

첫 문장은 2015년 9월, 작은 플랫폼 제재에서 나왔다

CFTC가 연방관보에 게재한 문서 두 건이 그 출발점을 각주로 지목합니다. 2020년 6월 24일자 최종 해석 지침(85 FR 37734)은 본문에서 이렇게 적었습니다.

“Soon after the Hunter Wise decision, the Commission determined that virtual currency is a commodity as that term is defined by CEA section 1a(9).” (헌터 와이즈 판결 직후, 위원회는 가상통화가 상품거래법 1a(9)조가 정의하는 상품이라고 판단했다.)

이 문장에 붙은 각주가 가리키는 문서가 In re Coinflip, Inc., d/b/a Derivabit, and Francisco Riordan(CFTC 사건번호 15-29, 2015년 9월 17일, 동의명령)과 같은 달의 In re TeraExchange LLC(사건번호 15-33, 2015년 9월 24일, 동의명령)입니다. 코인플립은 비트코인 옵션을 중개하던 소규모 플랫폼이었고, 이 사건은 대중적으로 알려진 대형 사건이 아니었습니다. 그런데도 오늘까지 인용되는 이유는, 위원회가 그 명령에서 가상통화를 상품거래법상 상품으로 취급한다는 입장을 처음 문서에 남겼기 때문입니다.

작은 차이 하나가 눈에 띕니다. 2017년 12월 20일자 제안 해석(82 FR 60335)은 같은 대목을 “the Commission established that virtual currency is a commodity”라고 썼고, 2020년 최종본에서는 “determined“로 바뀌었습니다. 확립했다는 단정에서 판단했다는 표현으로 한 걸음 물러난 것인데, 이 변화의 이유가 문서에 설명돼 있지는 않았습니다.

2016년: 문서에 비트코인이라는 단어가 직접 등장한다

2015년 명령들이 다룬 대상은 “가상통화”라는 일반 범주였습니다. 비트코인이라는 이름이 처분 문언에 직접 박힌 것은 그다음입니다. 2020년 지침이 인용한 In re BFXNA INC. d/b/a BITFINEX(사건번호 16-19, 2016년 6월 2일, 동의명령)의 인정 사실은 이렇게 적혀 있습니다.

“did not actually deliver bitcoins purchased from them” / “held the purchased bitcoins in bitcoin deposit wallets that it owned and controlled.” (구매자에게 비트코인을 실제로 인도하지 않았고, 매수된 비트코인을 자신이 소유·통제하는 비트코인 예치 지갑에 보관했다.)

쟁점은 레버리지 거래에서 코인을 정말 고객에게 넘겼는가였습니다. 거래소가 장부상으로만 수량을 적어 두고 지갑은 자기가 쥐고 있으면, 상품거래법이 요구하는 실물 인도가 이뤄지지 않은 것이고 그러면 등록 의무가 따라붙는다는 것이 위원회의 판단이었습니다. 국내 투자자에게도 낯선 구조가 아닙니다. 거래소 계정의 잔고 숫자와 내 지갑의 코인은 다르다는, 지금도 반복되는 이야기의 규제 문서판입니다.

2017년에서 2020년까지, 해석이 연방관보에 실리기까지

의견 요청이 이어지자 CFTC는 실물 인도 예외를 어떻게 볼지 해석을 문서로 냈습니다. 2017년 12월 20일 제안(82 FR 60335), 90일 의견 수렴, 2020년 6월 24일 최종본(85 FR 37734) 순서입니다. 최종본에서 위원회는 분류에 관한 입장을 다시 이렇게 정리했습니다.

“the Commission continues to view virtual currency to be a commodity as defined under Section 1a(9) of the Act, like many other intangible commodities that the Commission has previously recognized (e.g., renewable energy credits and emission allowances, certain indices, and certain debt instruments, among others).”

비트코인을 특별한 신종 자산으로 취급한 것이 아니라 재생에너지 크레딧·배출권·특정 지수처럼 만질 수 없는 상품들의 목록에 끼워 넣은 문장입니다. 같은 문단은 연방법원 판단도 함께 인용했습니다. CFTC v. McDonnell(287 F. Supp. 3d 213, 뉴욕동부지방법원 2018)과 CFTC v. My Big Coin Pay, Inc.(334 F. Supp. 3d 492, 매사추세츠지방법원 2018)로, 뒤 사건은 비트코인이 아닌 가상통화에도 상품 정의를 적용한 사례입니다.

위원회는 정의를 일부러 넓게 두었다는 점도 밝혔습니다. 가상통화를 “교환의 매개로 쓰이거나 쓰일 수 있는 가치의 디지털 표시”로 폭넓게 설명한 뒤, “does not intend to create a bright line definition”, 즉 명확한 선을 긋지 않겠다고 명시했습니다. 각주에는 당시 기준으로 CFTC 등록 선물거래소 네 곳이 비트코인 기반 선물 계약을 자기인증했다는 사실도 적혀 있습니다.

2025년 12월, 그 지침은 철회됐다

여기서 큐 규칙대로 현재 상태를 확인하다가 나온 것이 이 대목입니다. 위 2020년 지침은 지금 유효하지 않습니다. 연방관보 2025년 12월 16일자에 게재된 철회 고시(90 FR 58149, 문서번호 2025-22872, RIN 3038-AF64)가 이를 확인해 줍니다.

항목 확인된 내용
문서 Withdrawal of Interpretive Guidance: Retail Commodity Transactions Involving Certain Digital Assets
게재일 / 철회 효력일 2025년 12월 16일 게재, 2025년 12월 10일자로 철회
철회 대상 2020년 6월 24일자 최종 해석 지침(85 FR 37734)의 실물 인도 해석
사유 1 지난 5년간 현물·파생 시장의 거래 방식 변화를 다시 평가하기 위해
사유 2 행정명령 14178로 설치된 대통령 디지털자산시장 실무그룹 보고서의 권고 반영
위원회 표현 지침이 “likely outdated”이고 시장 참여자에게 제공하는 가치가 제한적이라고 판단
표결 팜 위원장 대행 찬성, 반대 없음

여기서 헷갈리기 쉬운 지점을 분명히 해야 합니다. 철회된 것은 실물 인도가 무엇이냐를 설명한 해석 지침이지, 가상통화가 상품거래법상 상품이라는 분류가 아닙니다. 철회 고시 본문은 철회 대상을 “Final VC Actual Delivery Guidance”로 특정했고, 상품 분류를 뒤집는다는 표현은 문서 어디에도 없습니다. 대체 지침이 언제 나올지는 이 고시에 적혀 있지 않았고, 2026년 9월 6일 오전 기준으로 후속 제안이 연방관보에 올라왔는지는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이런 일이 왜 중요한지가 이 시리즈의 핵심입니다. 규제 관련 글에는 “CFTC가 비트코인을 상품이라고 했다” 같은 문장이 출처 없이 반복되는데, 그 근거 문서가 지금도 살아 있는지는 대개 확인되지 않은 채입니다. 제소와 명령, 제안과 최종, 시행과 철회는 전부 다른 단계입니다.

그래서 2026년 9월 현재 비트코인의 위치는

가장 최근 문서는 SEC와 CFTC가 함께 낸 해석입니다. 연방관보 2026년 3월 23일자(91 FR 13714, 릴리스 33-11412 및 34-105020, 파일번호 S7-2026-09)로, 시행일도 같은 날입니다. 이 문서는 크립토 자산을 디지털 상품·디지털 수집품·디지털 도구·스테이블코인·디지털 증권 다섯 범주로 나눈 뒤, 디지털 상품 예시 목록에 Bitcoin (BTC)을 포함한 16개 자산의 이름을 적었습니다. 본문은 “A digital commodity itself… is not a security”라고 썼고, 각주 48은 GENIUS법상 허가받은 발행자의 지급형 스테이블코인을 제외한 비증권 크립토 자산은 상품거래법 1a(9)조의 상품 정의에 해당할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이 해석의 5개 범주와 16개 명단을 어떻게 읽어야 하는지는 코인분류 2부3부에서 이미 다뤘으므로 여기서는 반복하지 않겠습니다. 이 글의 결론만 옮기면, 명단에 이름이 오른 것은 예시이지 심사를 거친 인증이 아닙니다.

확인한 것과 확인하지 못한 것

항목 결과
2020년 최종 해석 지침(85 FR 37734) 전문 확인 — 연방관보 원문 다운로드, 인용문 대조
2017년 제안 해석(82 FR 60335) 전문 확인 — 표현 차이까지 대조
2025년 철회 고시(90 FR 58149) 전문 확인 — 철회 대상·효력일·사유·표결 전부 원문
2026년 SEC·CFTC 공동 해석(91 FR 13714) 전문 확인 — 디지털 상품 예시 목록에서 BTC 확인
2015년 코인플립 명령(15-29) 원문 자체 확인 실패 — cftc.gov 접속이 이 환경에서 차단됨. 사건번호·날짜·동의명령이라는 성격은 위 연방관보 문서 두 건의 각주로 교차 확인
2016년 비트파이넥스 명령(16-19) 원문 자체 확인 실패 — 위와 같음. 인용문은 2020년 지침이 옮겨 적은 문장
CFTC v. Binance 소장(2023년 3월) 확인 실패 — cftc.gov 및 법원 문서 사이트 모두 차단
시세·시장 반응 확인 실패 — 거래소·시세 집계 사이트 차단. 이 글은 가격을 다루지 않음

원문에 직접 닿지 못한 항목은 위와 같이 밝혀 둡니다. 규제기관이 인용한 문장을 옮긴 것과 명령 원문을 펼쳐 본 것은 다르며, 후자를 하지 못했다면 그렇게 적는 편이 맞다고 봅니다.

앞으로 확인할 것

  • 철회된 실물 인도 지침의 후속 제안이 연방관보에 다시 오르는지. 문서번호와 RIN(3038-AF64)으로 추적할 수 있습니다.
  • 2026년 3월 공동 해석의 의견 접수(파일번호 S7-2026-09) 이후 SEC·CFTC가 내용을 손보는지.
  • 미국 시장구조법(CLARITY Act)의 상원 절차. 이 법이 통과되면 해석보다 법률이 위에 놓입니다. 다만 이 세션에서는 congress.gov 접속이 차단돼 의안 단계를 재확인하지 못했으므로, 진행 상황은 코인법안 3부에 정리된 시점 기준으로 보시기 바랍니다.

다음 회차에서는 큐의 두 번째 코인인 이더리움이 같은 문서군에서 어떻게 다뤄졌는지를 확인할 예정입니다.


이 글은 정보 제공 목적으로 작성되었으며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투자 판단과 책임은 본인에게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