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하원 크립토 세법 6건, 원문으로 본 현행과 개정안
미국 하원 세입위원회(Ways and Means) 소속 의원들이 2026년 6월 8일 하루에 디지털자산 세법 6건을 한꺼번에 발의했고, 그 원문이 미 정부 공식 문서 사이트에 모두 공개돼 있다. 핵심은 두 가지다. 주식에만 적용되던 워시세일 규정을 코인에도 그대로 적용하는 법안(H.R. 9172)이 들어 있고, 채굴·스테이킹 보상의 과세 시점을 납세자가 선택할 수 있게 하는 법안(H.R. 9175)이 함께 올라와 있다. 2026년 9월 13일 오전(KST) 기준으로 이 6건은 모두 발의 후 위원회 회부 단계이며, 표결도 통과도 되지 않았다. 이 글은 법안 원문을 직접 내려받아 현행 조문과 무엇이 달라지는지 대조한 기록이다.
6월 8일에 올라온 6건, 한 표로 정리
아래 표의 법안 번호·제목·발의자·발의일은 미 정부출판국(GPO)이 운영하는 govinfo.gov의 법안 원문(BILLS-119hr91xx ih)을 한 건씩 내려받아 확인했다. 각 법안의 취지 설명은 세입위원회가 2026년 6월 9일 게시한 보도자료 원문에서 가져왔다.
| 법안 | 제목 | 발의자 | 무엇을 바꾸려 하나 |
|---|---|---|---|
| H.R. 9172 | Applying Existing Tax Anti-Abuse Rules to Digital Assets Act | Arrington | 워시세일(§1091)·의제매도(§1259) 규정을 디지털자산까지 확대 |
| H.R. 9173 | Charitable Deductions for Digital Asset Donations Act | Kelly | 코인 기부 시 감정평가서 요구를 일정 조건에서 면제 |
| H.R. 9174 | Digital Assets Voluntary Disclosure Program Act | Bean | 미신고분을 자진신고하면 가산세를 줄여주는 일회성 프로그램 신설 |
| H.R. 9175 | Tax Clarity for Mining and Staking Act | Carey | 채굴·스테이킹 보상의 소득 인식 시점을 선택할 수 있게 함 |
| H.R. 9176 | Providing Analogous Rules for Digital Assets (PAR) Act | Kustoff | 전통 금융자산에 있던 안전장치·시가평가 회계를 디지털자산에도 허용 |
| H.R. 9178 | Less Tax Paperwork for Digital Asset Owners Act | Yakym | 네트워크 수수료·규제 스테이블코인 관련 손익을 신고 대상에서 제외 |
세입위원장 제이슨 스미스(미주리 8선거구)는 같은 보도자료에서 “암호화폐를 보유한 미국인이 6,000만 명이 넘는데 세금 규정이 불명확한 현 상태는 지속 가능하지 않다”는 취지로 발언했다. 6건 외에 민주당 측 토론용 초안 2건(푸에르토리코 원천소득 해석을 이용한 회피 차단, 이연 기간을 5년으로 제한하는 수정안)도 같은 자료에 함께 실려 있다.
워시세일: 주식과 무엇이 같아지나
가장 체감이 큰 쪽은 H.R. 9172다. 워시세일(wash sale)은 손실을 확정해 세금을 줄이려고 팔았다가 곧바로 같은 것을 되사는 거래를 말한다. 미국 세법 §1091은 주식·증권에 대해 이 경우의 손실 공제를 막아 왔는데, 법안은 조문의 “stock or securities”를 “specified assets”로 바꾸고, 그 정의에 디지털자산을 끼워 넣는다.
| 항목 | 현행 §1091 | H.R. 9172 적용 시 |
|---|---|---|
| 적용 대상 | 주식·증권 | 주식·증권 + 디지털자산 |
| 코인 손실 확정 후 재매수 | 조문상 대상 아님 | 전후 30일 안이면 손실 불인정 |
| 스테이블코인 | 해당 없음 | “적격 미국 달러 스테이블코인”은 제외 |
| 채굴·스테이킹 수령 | 해당 없음 | 검증 활동으로 받은 자산은 산입하지 않음 |
| 적용 시점 | 해당 없음 | 이 법의 발의일 이후 처분분부터 적용 |
마지막 줄이 눈에 띈다. 조문은 “The amendments made by this section shall apply to dispositions after the date of the introduction of this Act”라고 쓰여 있다. 시행일이 아니라 발의일(2026년 6월 8일) 이후 처분으로 소급 기준을 잡아 둔 것이다. 법안이 통과될 경우에 한해 의미가 있는 조항이지만, 통과 여부와 무관하게 현재 원문에 그렇게 적혀 있다는 사실 자체는 확인된다.
정의 조항도 구체적이다. 법안은 §7701에 디지털자산 정의를 새로 넣으면서 “널리 거래되는 디지털자산”을 직전 역년 내내 거래소 시세가 공개돼 있었고, 그 기간 대부분에서 시가총액이 5억 달러를 넘었으며, 납세자 본인이 발행량의 10%를 넘게 보유하지 않은 자산으로 한정한다. 토큰화 주식이나 랩드 토큰은 경제적으로 동등한 원자산과 “실질적으로 동일한 것”으로 본다는 규정도 들어 있다.
채굴·스테이킹 보상: 받을 때인가, 팔 때인가
H.R. 9175는 새로 만들어진 코인을 받았을 때의 처리를 둘로 나눈다. 기본은 받는 시점의 공정시장가치를 경상소득으로 즉시 산입하는 것이고(신설 §1400W-1), 납세자가 선택하면 산입을 미루고 취득 비용을 자본화한 뒤 처분할 때 정산한다(신설 §1400W-2). 다만 선택한 경우 처분 이익은 자본이득이 아니라 비(非)자본자산 처분 이익으로 본다고 못 박아 뒀다. 세금을 깎아 주는 조항이 아니라 내는 시점과 소득의 성격을 정리하는 조항에 가깝다. 적용 시점도 워시세일 쪽과 달라서, 이 부분은 “시행일 이후 개시되는 과세연도에 취득한 자산”부터다.
한국 투자자가 이 뉴스를 읽는 법
이 6건은 미국 세법을 고치는 법안이고, 한국 거주자의 국내 과세에 곧바로 적용되지 않는다. 그럼에도 볼 이유는 두 가지다.
첫째, 연말에 손실을 확정해 세금을 줄이는 매도는 미국에서 12월마다 반복되는 시장 관행이다. 코인이 워시세일 대상이 되면 그 관행이 바뀌고, 특정 시기의 매도 압력 패턴도 함께 달라질 수 있다. 어느 방향으로 얼마나 달라질지는 확인된 바 없으므로 단정하지 않는다.
둘째, 국내에서도 가상자산 과세를 어떻게 설계할지 논의가 이어져 왔는데, 이번 법안들은 “주식과 똑같이 대우한다”는 원칙을 조문 수준에서 어떻게 구현하는지 보여 주는 구체적 사례다. 스테이블코인을 빼고, 채굴 수령분을 빼고, 널리 거래되는 자산의 기준을 시가총액과 보유 비중으로 긋는 식의 예외 설계는 어느 나라 입법에서도 똑같이 부딪히는 문제다.
참고로 시장 상황은 이렇다. 코인게코 API 기준 2026년 9월 13일 오전 10시 16분(KST) 비트코인은 77,260달러, 24시간 변동은 -0.13%였다. 세법 논의와 이 수치를 인과로 연결할 근거는 없다.
확인하지 못한 것
복수의 매체가 세입위원회가 9월 16일 이 법안들의 마크업(위원회 심사·표결)을 잡았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이번 작성 시점에 세입위원회 공식 마크업 목록(waysandmeans.house.gov/markups)과 하원 위원회 일정 저장소(docs.house.gov)를 직접 열어 본 결과, 9월 16일 마크업 공고문은 게시돼 있지 않았다. 두 사이트 모두 7월 22일 마크업이 최신 기록이었다. 따라서 이 글은 9월 16일이라는 날짜를 확정 사실로 적지 않는다. 워시세일 확대의 세수 효과로 언급되는 “10년간 약 235억 달러” 추정치도 보도에서 인용된 과거 재무부 수치로, 원문을 확인하지 못했다.
앞으로 확인할 것
- 세입위원회 마크업 공고문이 실제로 게시되는지, 게시된다면 6건 중 어느 법안이 안건에 오르는지
- 마크업에서 대체안(Amendment in the Nature of a Substitute)이 붙는지 — 지난주 다룬 CLARITY 수정안처럼 위원회 단계에서 내용이 크게 바뀌는 일이 흔하다
- 민주당 측 초안(이연 5년 제한, 푸에르토리코 규정)이 반영되는지
- 위원회를 통과하더라도 본회의·상원·서명이라는 단계가 남아 있다는 점
법안은 발의·위원회 심사·본회의 통과·상원 통과·서명·시행이 전부 다른 단계다. 지금은 그중 첫 단계에 머물러 있다.
이 글은 정보 제공 목적으로 작성되었으며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투자 판단과 책임은 본인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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