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기한 선물이 미국 제도권에 들어오자, CME가 규제기관을 고소했다

웨일로그 편집팀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는 2026년 5월 29일 만기가 없는 비트코인 파생상품(무기한 계약)을 ’선물’로 보고 상장을 허용하는 명령과 정책성명을 냈고, 세계 최대 선물거래소인 CME 그룹이 그 결정을 취소해 달라며 CFTC를 상대로 소송을 냈다. 쟁점은 가격이 오를지 내릴지가 아니라 만기가 없는 계약을 ’선물’로 부를 수 있느냐, 아니면 ’스왑’으로 봐야 하느냐라는 분류 문제다. 이 글은 2026년 9월 7일 오전(KST) 기준으로, 연방관보에 실린 CFTC 정책성명 원문에서 확인한 내용과 확인하지 못한 내용을 나눠 정리한 것이다.

무기한 계약이 뭐길래

해외 거래소를 써 본 투자자에게는 익숙한 상품이다. 흔히 ‘퍼페추얼’, ’무기한 선물’이라고 부른다. 정의는 CFTC 정책성명 원문에 그대로 적혀 있다. 연방관보 91권 33160면(문서번호 2026-11020, 2026년 6월 3일 게재)의 표현을 옮기면 이렇다.

“무기한 계약은 고정 만기일이 없는 파생계약이며, 고정 만기일 대신 주기적인 펀딩비(funding rate) 구조에 의존해 기초자산 현물 가격과의 상대적 가격 일치를 유지한다.”

두 문장을 초보자 눈높이로 풀면 이렇게 된다.

  • 전통적인 선물은 “3개월 뒤 정산”처럼 만기가 정해져 있다. 만기가 다가올수록 선물 가격과 현물 가격이 자연스럽게 붙는다. CFTC 문서는 이 만기 수렴이 “전통적 선물계약 설계에 본질적인 것”이라고 적었다.
  • 무기한 계약에는 그 만기가 없다. 대신 일정 주기마다 매수 쪽과 매도 쪽이 서로 돈을 주고받는다. 계약 가격이 현물보다 높으면 매수 포지션이 매도 포지션에 지급하고, 낮으면 반대가 된다. 이 지급이 가격 차이를 좁히도록 유인을 만든다는 것이 문서의 설명이다.

CFTC는 이 상품이 이미 “글로벌 시장에서 크립토 파생상품 거래의 지배적 형태”가 됐지만, 미국에서의 분류가 불확실했던 탓에 거래 대부분이 역외 거래소에서 이뤄져 왔다고 적었다. 이번 결정의 배경에 그 인식이 있다.

CFTC가 5월 29일에 한 일

정책성명 원문에서 확인한 사실만 정리한다.

  1. 명령과 정책성명이 같은 날 나왔다. CFTC는 지정계약시장(DCM)인 KalshiEX LLC의 비트코인 현물가격 참조 무기한 계약(BTCPERP)을 선물계약으로서 상장하도록 승인하는 명령을 냈고, 같은 날 정책성명을 채택했다(채택일 2026년 5월 29일).
  2. 다른 자산은 자동으로 열린 게 아니다. 명령이 다루지 않은 자산군을 참조하는 무기한 계약은 규정 40.2의 자기인증이 아니라 규정 40.3의 사전 심사·승인 절차로 제출해야 한다는 것이 위원회 견해다. 각주는 그 자산군으로 농산물, 귀금속, 주식, 협의 증권지수를 예시했고, 농산물에는 특히 적합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며 주식·협의지수는 SEC와 함께 검토하는 것이 유익하다고 덧붙였다.
  3. 조작 취약성 심사의 성격이 달라진다. 문서는 DCM 핵심원칙 3(조작에 쉽게 노출되지 않는 계약만 상장)을 들어, 전통적 현금결제 선물은 만기 한 시점의 기준가격만 신뢰할 수 있으면 되지만 무기한 계약은 계약이 살아 있는 내내 모든 펀딩 주기마다 중단 없이 기준가격이 신뢰할 수 있어야 한다고 적었다.
  4. 정책성명은 규칙이 아니다. 문서 스스로 이것이 미국 행정절차법상 일반 정책성명(5 U.S.C. 553(b)(A))이며 누구에게도 의무를 부과하지 않고 상품거래법이나 위원회 규정을 바꾸지 않는다고 밝혔다.
  5. 표결은 만장일치였다. 위원회 표결 요약에 “셀리그 위원장이 찬성했고, 반대한 위원은 없다”고 기재돼 있다.

배경 문서도 원문에 인용돼 있다. 2025년 4월 21일 CFTC 실무진이 무기한형 파생상품에 대한 의견요청(릴리스 9069-25)과 24시간 거래에 대한 의견요청(9068-25)을 냈고, 2025년 7월 30일 대통령 디지털자산 시장 실무그룹 보고서가 무기한 계약을 포함한 파생상품에 규제된 중개기관을 통해 접근할 수 있게 하라고 권고한 것이 이번 조치의 앞 단계였다.

CME는 무엇을 문제 삼았나

여기서부터는 원문 확인 수준이 달라지므로 구분해서 적는다. 소송 자체의 서면은 이 글을 쓰는 환경에서 법원 문서 열람 경로가 막혀 원문을 확인하지 못했다. 아래 소송 경과는 복수 매체 보도로 교차 확인한 내용이며, 확정 사실이 아니라 각 당사자의 주장 단계라는 점을 전제로 읽어야 한다.

항목 보도로 확인한 내용
제소 2026년 6월 18일 CME가 워싱턴 DC 연방지방법원에 제소(사건번호 1:26-cv-02157, 담당 Colleen Kollar-Kotelly 판사)
CME 주장 만기가 없는 계약은 선물이 아니라 스왑에 가까우며, CFTC 명령이 그 구분을 충분히 따지지 않았다는 취지
CFTC 대응 2026년 9월 2일 각하 신청. 관할·원고적격 부재와 청구 자체의 부적법을 이유로 들며 “much ado about nothing”이라고 표현한 것으로 보도됨
CFTC 반박 논지 CME도 지정계약시장이므로 같은 계약을 상장하는 데 아무 장애가 없고, 경쟁상 피해를 구체적으로 주장하지 못했다는 취지
다음 절차 CME의 반박 서면 제출 기한이 10월 2일로 보도됨

’선물이냐 스왑이냐’가 왜 그렇게 중요한가

초보 투자자에게는 말장난처럼 보이기 쉬운데, 미국법에서는 이 이름표가 곧 어떤 법과 어떤 감독기관이 붙느냐를 결정한다. 근거는 조문에 있다. 상품거래법 1a(47)(B) 조항은 스왑의 정의에서 여러 상품을 제외하는데, 그 첫 번째 제외 항목이 바로 선물이다. 이 내용은 SEC와 CFTC가 2026년 6월 24일 공동으로 낸 의견요청 문서(연방관보 91권 37873면, 문서번호 2026-12743, 릴리스 33-11424 및 34-105735, 파일번호 S7-2026-21)에서 직접 확인했다.

즉 어떤 계약이 선물로 분류되면 스왑에 붙는 규제 체계가 적용되지 않는다. 거래소 등록 요건, 중개인 자격, 증거금과 청산 방식, 보고 의무가 통째로 달라진다. CME가 “이건 스왑 아니냐”고 다투는 이유도, CFTC가 “선물로 봤다”고 명령한 것이 큰 결정인 이유도 여기에 있다.

같은 공동 의견요청 문서는 주식을 참조하는 현금결제 ‘무기한’ 계약이 증권선물로 취급될 수 있는지를 질문 항목에 명시적으로 넣어 두기도 했다. 다만 이 문서는 비트코인 무기한 계약이나 이번 소송을 직접 언급하지는 않는다. 의견 제출 기한은 2026년 8월 24일로 이미 지났다.

한국 투자자에게 이 사안이 갖는 의미는 상품 자체보다 경로에 있다. 그동안 무기한 계약은 대부분 규제 바깥의 역외 거래소에서 거래됐다. 그것이 미국에서 등록된 거래소의 상품으로 편입되는 흐름이 만들어지고 있다는 것이 이번 사건의 골자다. 다만 무기한 계약은 레버리지와 펀딩비가 함께 걸리는 구조라 원금 손실 속도가 현물과 비교할 수 없이 빠르다. 제도권 편입은 상품이 안전해졌다는 뜻이 아니라 감독 주체가 정해졌다는 뜻에 가깝다.

확인한 것과 확인하지 못한 것

항목 상태
CFTC 정책성명 전문(91 FR 33160, 문서번호 2026-11020) 연방관보 원문 직접 확인
BTCPERP 승인 명령의 존재·날짜(2026-05-29) 정책성명 본문과 각주에서 확인
명령 원문 자체 확인 실패 — cftc.gov 접속이 이 환경에서 차단됨
SEC·CFTC 공동 의견요청(91 FR 37873) 연방관보 원문 직접 확인
CME NYMEX의 24시간 원유계약 정지 연방관보 91권 47158면(문서번호 2026-15216)에서 확인
소장·각하신청 등 법원 서면 확인 실패 — 법원 문서 열람 경로 차단, 보도로만 교차 확인
비트코인 시세·BTCPERP 거래량 확인 실패 — 시세 집계 사이트 접속 차단

마지막 항목 하나는 따로 적어 둘 만하다. CME는 6월에 CFTC를 제소했는데, 그 뒤인 7월 8일 CME 산하 뉴욕상업거래소(NYMEX)가 자기인증으로 상장한 24시간 거래 원유계약을 CFTC가 7월 9일 정지시켰다. 이것은 보도가 아니라 연방관보 문서(2026-15216, 2026년 7월 28일 게재)에 그대로 적혀 있는 사실이다. 같은 문서에서 CFTC는 그 정지된 계약에 대해서도 의견을 받겠다며 의견 기간을 8월 26일까지 연장했다. 두 사안의 연관성을 단정할 근거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무기한 계약과 24시간 거래를 둘러싼 거래소와 감독기관의 마찰이 한 건이 아니라는 것은 문서로 확인된다.

앞으로 확인할 일정

전망 대신 날짜로 정리한다.

  1. 10월 2일 — 보도된 CME의 각하신청 반박 서면 제출 기한. 실제 제출 여부와 내용은 그때 확인해야 한다.
  2. 규정 40.3 제출 건 — 비트코인 외 자산을 참조하는 무기한 계약이 사전 승인 절차로 들어오는지. 승인이든 반려든 CFTC 공개 문서로 남는다.
  3. SEC·CFTC 공동 의견요청의 후속 — 8월 24일 마감된 의견을 반영해 스왑과 선물의 경계에 대한 규칙이나 해석이 나오는지.
  4. 24시간 거래 관련 후속 조치 — 8월 26일 마감된 의견 기간 이후 정지된 NYMEX 계약이 어떻게 처리되는지.

이 사이트에서 앞서 다룬 비트코인을 상품이라 부른 첫 문서와 이어지는 이야기다. 그때는 CFTC가 비트코인을 ’상품’이라고 부르느냐가 쟁점이었다면, 이번에는 그 상품을 기초로 만든 계약을 ’선물’이라고 부를 수 있느냐가 쟁점이다. 이름표가 붙는 자리가 자산에서 계약으로 한 단계 옮겨온 셈이다.


이 글은 정보 제공 목적으로 작성되었으며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투자 판단과 책임은 본인에게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