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래티지는 여름에 비트코인을 팔고 있었다 — 공시로 따라간 10주
비트코인을 가장 많이 들고 있는 상장사 스트래티지(옛 마이크로스트래티지)가 8월 24~30일 비트코인 4,603개를 사들이며 약 9주 만에 매수를 재개했습니다. 그런데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매주 올라오는 이 회사의 8-K 공시를 6월까지 거슬러 올라가 확인해 보니, 그 공백기 동안 회사는 비트코인 6,916개를 네 차례에 걸쳐 팔았고 그 대금을 우선주 배당금 지급과 우선주 상환에 썼다고 스스로 적어 두었습니다. 이 글의 수치는 전부 2026년 9월 4일 오전(한국시간) 기준으로 SEC 전자공시 시스템(EDGAR)에서 원문을 직접 열어 확인한 것입니다.
이 회사가 왜 매번 뉴스가 되나
스트래티지는 원래 기업용 소프트웨어를 만들던 미국 나스닥 상장사인데, 2020년부터 회사 자금으로 비트코인을 사 모으며 성격이 바뀐 곳입니다. 8월 30일 기준 보유량은 84만 5,050개, 매입에 들어간 총액은 637억 3천만 달러, 평균 매입 단가는 개당 7만 5,412달러입니다. 개인이든 기관이든 이만한 물량을 한 주체가 들고 있는 사례가 없기 때문에, 이 회사가 사는지 파는지가 그 자체로 시장 이야깃거리가 됩니다.
돈을 구하는 방식도 특이합니다. 회사는 ATM(at-the-market) 방식으로 자기 주식을 시장에 조금씩 팔아 현금을 만들고 그 돈으로 비트코인을 삽니다. 여기에 더해 STRK·STRF·STRD·STRC 같은 이름의 우선주를 여러 종류 발행해 두었습니다. 우선주는 의결권 대신 정해진 배당을 먼저 받는 주식이라, 발행한 회사 입장에서는 매 분기 현금이 나가는 고정 비용에 가깝습니다.
공시로 따라간 10주
주간 8-K에 적힌 숫자를 시간 순서대로 늘어놓으면 이렇습니다. 모두 공시 원문의 표에서 옮긴 값입니다.
| 공시 대상 기간 | 비트코인 거래 | 평균 단가 | 기말 보유량 | 공시가 밝힌 자금 용도 |
|---|---|---|---|---|
| 6/15~6/21 | 520개 매수 | 6만 7,068달러 | 84만 7,363개 | ATM 주식 매각 대금으로 매수 |
| 6/22~6/28 | 거래 없음 | — | 84만 7,363개 | — |
| 6/29~6/30 | 1,363개 매도 | 5만 9,256달러 | 84만 6,000개 | 우선주 분배금 지급 |
| 7/1~7/5 | 2,225개 매도 | 6만 773달러 | 84만 3,775개 | 우선주 분배금 지급 |
| 7/6~7/26 | 거래 없음 | — | 84만 3,775개 | — |
| 7/27~8/2 | 1,638개 매도 | 6만 3,957달러 | 84만 2,138개 | 배당 5,240만 달러 + STRC 우선주 상환 5,230만 달러 |
| 8/3~8/9 | 1,690개 매도 | 6만 4,262달러 | 84만 447개 | 우선주 상환 |
| 8/10~8/23 | 거래 없음 | — | 84만 447개 | 8/17~8/23 주간에 자사주 20억 650만 달러어치 매각 |
| 8/24~8/30 | 4,603개 매수 | 8만 318달러 | 84만 5,050개 | ATM 주식 매각 대금 3억 6,970만 달러로 매수 |
정리하면 6월 21일 매수를 마지막으로 약 9주간 신규 매수가 없었고, 그사이 네 번의 매도가 있었습니다. 매도 단가는 5만 9,256달러에서 6만 4,262달러 사이로 회사의 평균 매입 단가(7만 5,412달러)보다 낮았고, 8월 말 다시 사들인 4,603개의 단가는 8만 318달러였습니다. 판 가격보다 높은 가격에 되샀다는 사실은 공시 숫자만으로 확인됩니다. 다만 회사가 왜 그 시점에 팔고 그 시점에 다시 샀는지, 그 판단의 배경은 공시에 적혀 있지 않습니다.
왜 팔았는지는 공시에 적혀 있다
매도 대금의 용처는 회사가 직접 밝혀 두었습니다. 6월 말과 7월 초 매도 대금은 우선주 분배금 지급에, 7월 말 매도 대금은 배당금 5,240만 달러와 STRC 우선주 상환 5,230만 달러에, 8월 초 매도 대금은 우선주 상환에 쓰였다고 8-K에 명시돼 있습니다. 9월 1일 제출된 별도의 8-K에서는 다섯 종류 우선주의 배당을 선언하면서 STRC의 배당률을 연 12.00%로 유지한다고 밝혔습니다.
회사는 여기에 USD Reserve라는 별도 항목을 두고 있습니다. 우선주 배당과 이자 지급을 뒷받침하려고 따로 떼어 놓은 달러 잔고로, 8월 30일 기준 51억 달러이며 일반 현금은 16억 1천만 달러라고 공시했습니다. 8월 17~23일 주간에는 자사주를 20억 달러 넘게 팔면서도 비트코인은 한 개도 사지 않고, 1억 3,640만 달러를 우선주 재매입에, 3억 달러를 이 준비금을 늘리는 데 썼습니다.
초보 투자자에게 이 이야기가 갖는 의미
“코인을 직접 사기 어려우면 코인을 많이 가진 회사 주식을 사면 되지 않나”라는 생각은 흔합니다. 이번 10주의 기록은 그 둘이 같지 않다는 점을 숫자로 보여 줍니다. 개인이 지갑에 담아 둔 비트코인에는 만기도 배당도 없지만, 회사가 들고 있는 비트코인 뒤에는 매 분기 현금을 요구하는 우선주와 이자가 붙어 있습니다. 현금이 필요한 시점과 코인 가격이 좋은 시점이 어긋나면, 회사는 보유 자산을 팔아 그 의무를 메울 수 있고 실제로 6월 말부터 8월 초까지 그렇게 했습니다.
시장 전체로 넓혀 보면, 상장사 금고에 들어간 물량을 “영원히 잠긴 물량”으로 셈하는 계산법에 주의가 필요하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이 회사의 보유량은 6월 28일 84만 7,363개에서 8월 9일 84만 447개까지 줄었다가 8월 말 84만 5,050개로 돌아왔습니다. 자본 구조 사정에 따라 오갈 수 있는 물량이라는 것을 회사 스스로 공시로 남긴 셈입니다. 이런 기업이 늘어날수록, 코인 보유 기업의 공시는 시세 화면만큼이나 확인할 가치가 있는 자료가 됩니다.
확인된 것과 확인되지 않은 것
- 확인됨: 위 표의 모든 수치. SEC EDGAR에서 스트래티지(CIK 0001050446)의 8-K 원문(8월 31일 제출분 등)을 직접 열어 대조했습니다. 보유량 증감(84만 447 + 4,603 = 84만 5,050)과 누적 매입액(633억 6천만 + 3억 6,970만 = 637억 3천만 달러)도 계산해 일치를 확인했습니다.
- 확인되지 않음: 9월 4일 오전 시세. 이 작업 환경에서 거래소와 시세 집계 사이트 접근이 막혀 1차 자료로 직접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국내 보도(블록미디어 등)는 9월 4일 오전 비트코인이 8만 1천 달러대에서 거래됐다고 전했으나, 이 글에서는 직접 확인한 값이 아님을 밝혀 둡니다.
- 확인되지 않음: 회사의 향후 매수·매도 계획, 매도 시점 결정의 내부 배경. 공시에는 자금 용처만 적혀 있고 그 이상은 나와 있지 않습니다.
앞으로 확인할 것들
스트래티지의 주간 8-K는 통상 월요일에 제출되어 왔습니다. 다음 공시에서 매수 재개가 한 주로 끝났는지 이어지는지, 그리고 그 재원이 다시 ATM 주식 매각인지 확인할 수 있습니다. 우선주 배당 지급일과 배당률 변경 여부, USD Reserve 잔고의 증감, 분기 실적 발표에 담길 회계상 평가손익도 같은 창구에서 확인 가능합니다. 뉴스 요약본이 아니라 EDGAR의 8-K 원문을 직접 열어 보는 것이 가장 빠르고 정확합니다.
이 글은 정보 제공 목적으로 작성되었으며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투자 판단과 책임은 본인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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