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바이누 2부] Shibarium과 세 개의 토큰, 실체는 무엇인가

웨일로그 편집팀

시바이누 생태계에는 SHIB 하나가 아니라 여러 종류의 토큰이 있고, Shibarium은 이 프로젝트가 이더리움 위에 따로 만든 네트워크입니다. 공식 문서 기준으로 Shibarium의 수수료(가스)는 SHIB가 아니라 BONE으로 냅니다. 그리고 이 네트워크는 2025년 9월 브리지 해킹을 겪은 뒤 지금도 그 여파를 정리하는 중입니다. 아래에서 토큰 구조, 네트워크 구조, 사고와 수습 과정을 공식 자료와 직접 조회한 온체인 데이터로 확인해봅니다.

이 글은 “시바이누(SHIB)로 보는 밈코인” 3부작의 2부입니다. 1부에서는 “일본에서 인기”라는 통설을 거래 데이터로 확인했습니다. 이번 회차의 축은 “생태계가 있다”와 “그 생태계가 잘 돌아간다”는 서로 다른 이야기라는 점입니다. 본문의 온체인 수치는 모두 2026년 8월 24일 오전(한국시간) 기준으로 직접 조회한 값입니다.

Shibarium은 무엇인가 — 이더리움 옆에 낸 별도 도로

Shibarium은 시바이누 프로젝트가 만든 이더리움 레이어2(L2) 네트워크입니다. 레이어2란 이더리움 본체(레이어1)의 혼잡과 높은 수수료를 피하려고 그 위에 얹는 별도 처리 계층을 말합니다. 고속도로가 막히니 옆에 우회로를 하나 내고, 정산만 본선에서 하는 구조에 가깝습니다. 레이어2 일반론은 레이어2가 무엇인지 정리한 글에 따로 정리돼 있습니다.

공식 개발자 문서(docs.shib.io)에 적힌 사양은 다음과 같습니다.

  • 체인 ID: 109
  • 통화 기호(가스 토큰): BONE
  • 합의 방식: 지분증명(PoS), Heimdall과 Bor 두 계층 구조
  • 공식 익스플로러: shibariumscan.io
  • 브리지: PoS 브리지(입금 15분·출금 30분, ETH와 각종 토큰 지원)와 플라즈마 브리지(입금 15분·출금 1시간, 지원 범위가 더 좁음) 두 종류

여기서 이미 흔한 오해 하나가 걸러집니다. Shibarium의 수수료는 SHIB가 아니라 BONE으로 냅니다. “SHIB로 굴러가는 체인”이라는 설명은 정확하지 않습니다. 구조를 함께 놓고 보면 각 토큰이 왜 따로 있는지가 드러납니다.

토큰은 세 개일까 — 공식 문서에는 네 개가 있다

시바이누를 소개하는 글은 보통 “SHIB·BONE·LEASH 3종”이라고 씁니다. 이 표현은 지금 기준으로는 낡았습니다. 공식 문서는 생태계 토큰을 네 종류로 소개합니다.

토큰 공식 문서상 역할 확인된 발행 구조
SHIB 생태계의 기반 토큰(foundation token) 총발행 약 999조 9,823억 개
BONE Shibarium의 가스 토큰이자 거버넌스·스테이킹 토큰 상한 2억 5,000만 개, 현재 약 2억 4,999만 개 발행
LEASH 발행량을 극히 적게 잡은 프리미엄 토큰 공식 문서 표현 그대로 “제한된 수량”
TREAT 보상·유틸리티 토큰 상한 100억 개

SHIB와 BONE의 총발행량은 이더리움 노드에 직접 totalSupply 값을 조회해 확인한 숫자입니다. 누구나 무료 공개 노드로 같은 조회를 할 수 있고, 결과는 프로젝트 홍보 자료가 아니라 컨트랙트가 직접 답하는 값이라 신뢰도가 다릅니다.

거버넌스 토큰이라는 말은 “이 토큰을 들고 있으면 프로젝트의 결정에 투표할 수 있다”는 뜻이고, 스테이킹은 “네트워크 운영에 참여하겠다며 토큰을 맡겨 두는 것”입니다. Shibarium에서 블록을 만드는 검증자들이 맡기는 담보가 바로 BONE입니다. 2025년 사고가 왜 하필 BONE을 통해 벌어졌는지가 여기서 설명됩니다.

한 가지 눈에 띄는 대목은 규모 차이입니다. 시세 조회 사이트 코인게코의 같은 시점 자료를 보면 SHIB의 시가총액은 약 32억 달러(시총 31위)인 반면, 네트워크를 실제로 굴리는 BONE은 약 1,276만 달러(1,052위), LEASH는 약 180만 달러, TREAT는 약 119만 달러입니다. 브랜드가 붙은 토큰과 인프라를 굴리는 토큰의 규모가 200배 넘게 벌어져 있는 셈입니다. 이 격차 자체가 뒤에 나올 보안 사고의 조건이 됩니다.

소각된 410조 개와 비탈릭 부테린 이야기

SHIB의 공급 구조를 이야기할 때 빠지지 않는 사건이 있습니다. 2021년 5월, 개발자들이 전체 발행량의 절반을 이더리움 창시자 비탈릭 부테린의 지갑으로 보냈습니다. 홍보 효과를 노린 것이었는데, 부테린은 받은 물량의 대부분을 소각 주소로 보내고 나머지를 인도 코로나 구호 기금에 기부했습니다.

소각이란 누구도 개인키를 갖고 있지 않은 주소로 토큰을 보내 영구히 꺼내지 못하게 만드는 것입니다. 없앤 게 아니라 못 쓰게 잠근 것에 가깝습니다. 그래서 소각 물량은 온체인에서 그대로 확인됩니다. 실제로 SHIB의 대표 소각 주소(0xdEaD…2069) 잔고를 직접 조회해보면 410조 4,366억 개가 들어 있습니다. 총발행량 약 999조 9,823억 개의 41%가량입니다.

이 사건은 SHIB의 인지도를 만든 배경으로 자주 인용되지만, 1부에서 다룬 “일본에서 인기”와는 아무 관계가 없는 글로벌 요인입니다. 여기서 굳이 짚어두는 이유는 다른 데 있습니다. 소각은 남은 물량을 줄이지만, 그 자체가 가치를 만들지는 않습니다. 발행량의 41%가 잠겨 있어도 나머지 589조 개가 유통되는 상태이고, 수요가 어떻게 될지는 소각과 별개의 문제입니다. “얼마가 소각됐다”는 수치를 가격 이야기로 곧장 옮기는 서술은 이 구분을 건너뛴 것입니다.

2025년 9월, 검증자 열쇠 10개가 넘어갔다

2025년 9월 12일, Shibarium 브리지가 공격당했습니다. 블록체인 매체 The Block과 CoinDesk 보도, 그리고 팀의 사후 설명을 종합하면 경위는 이렇습니다.

공격자는 플래시론으로 BONE 460만 개를 빌렸습니다. 플래시론은 담보 없이 빌리되 같은 거래 안에서 반드시 갚아야 하는 특이한 대출입니다. 갚지 못하면 거래 전체가 없던 일이 되므로 대출자는 손해를 보지 않고, 공격자는 순간적으로 거대한 물량을 손에 쥘 수 있습니다.

이 물량을 스테이킹해 검증자 투표권을 확보한 뒤, 공격자는 네트워크 검증자 서명키 12개 중 10개를 손에 넣었습니다. 3분의 2를 넘는 지분이면 블록체인의 합의 자체를 좌우할 수 있습니다. 그렇게 브리지 컨트랙트에서 약 224.57 ETH와 926억 SHIB를 빼냈습니다.

여기서 앞서 본 시가총액 격차가 의미를 갖습니다. 네트워크의 안전을 담보하는 토큰의 시장 규모가 작으면, 그 토큰을 대량으로 확보하는 데 드는 비용도 그만큼 낮아집니다. 밈코인 생태계에서만 벌어지는 문제는 아니지만, 브랜드 인지도와 인프라 규모가 크게 어긋나 있는 프로젝트에서 특히 드러나기 쉬운 취약점입니다.

피해 규모 수치는 자료마다 다릅니다. 사고 직후 보도는 유출 시점 시세 기준 약 240만 달러로 적었고, 이후 다른 토큰들까지 포함해 재산정한 보도에서는 약 410만 달러로 나왔습니다. 어느 한쪽이 틀렸다기보다 집계 범위와 시점이 다른 것입니다. 사고 규모가 시간이 지나며 조정되는 것은 흔한 일이고, 하나만 골라 단정하는 쪽이 오히려 부정확합니다.

수습 과정, 그리고 “갚을 것을 NFT로 발행한다”는 방식

팀의 대응은 비교적 빨랐습니다. 스테이킹·언스테이킹 기능을 즉시 정지해 공격자가 빌린 BONE을 묶어버렸고, 이어서 검증자 서명키를 전면 교체하고 100여 개 생태계 컨트랙트를 새 지갑으로 옮겼습니다. 공격자 컨트랙트에 묶여 있던 BONE 460만 개는 컨트랙트 업그레이드를 통해 회수했습니다.

브리지는 2025년 10월 14일 재가동됐습니다. 공식 발표(news.shib.io)에 따르면 이때 재개된 것은 BONE 플라즈마 브리지 하나이며, 두 가지 안전장치가 붙었습니다. 하나는 7일 출금 지연(이상 징후를 발견할 시간을 벌기 위한 유예 기간), 다른 하나는 블랙리스트 기능(수상한 주소를 브리지 단계에서 차단)입니다. 같은 발표는 나머지 토큰도 동일한 테스트·감사 절차를 거쳐 순차 재개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그 이후 전면 재개를 알리는 공식 발표는 이번 확인 과정에서 찾지 못했습니다. 개발자 문서에는 두 브리지가 정상 항목으로 안내돼 있지만, 문서는 사양 설명이지 가동 상태 공지가 아닙니다. 실제로 자산을 옮길 일이 있다면 공식 채널에서 현재 상태를 직접 확인하는 편이 안전합니다.

피해자 보상은 2026년 2월 17일 SOU(Shib Owes You)라는 이름으로 시작됐습니다. 구조가 독특해서 짚어둘 만합니다. 승인된 피해 청구는 이더리움 위의 NFT로 발행되고, 각 NFT는 원래 피해액(Original Principal)과 아직 못 받은 잔액(Current Principal)을 함께 기록합니다. 생태계 수익과 기부금을 모은 재원에서 비례 배분으로 조금씩 갚아 나가는 방식이며, 이 청구권 NFT는 2차 시장에서 사고팔 수 있습니다.

즉 SOU는 환불이 아니라 차용증에 가깝습니다. 팀이 “이만큼 빚졌다”는 사실을 온체인에 기록으로 남기고, 기다리기 어려운 피해자는 그 권리를 시장 가격에 팔 수 있게 한 것입니다. 투명성 면에서는 진전이지만, 피해액 전액이 언제 돌아올지는 재원이 얼마나 모이느냐에 달려 있어 보장된 것이 없습니다. 참고로 프로젝트 측은 SOU를 사칭한 가짜 청구 사이트가 이미 돌아다니고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NFT는 지갑으로 에어드랍되지 않으며 공식 사이트에서만 청구된다는 점도 함께 공지했습니다. 보상 절차가 시작되는 시점은 피싱이 가장 활발해지는 시점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Shibarium은 지금 돌아가고 있나

기사만 읽어서는 판단이 어렵습니다. 그래서 공식 익스플로러의 공개 API를 직접 조회해봤습니다. 2026년 8월 24일 오전 10시(한국시간) 기준입니다.

  • 블록은 정상적으로 생성되고 있습니다. 최근 블록 번호는 18,667,014번이고, 연속된 블록들의 시각 간격은 약 10초입니다. 체인 자체는 멈춰 있지 않습니다.
  • 다만 블록 대부분이 비어 있습니다. 조회한 최근 블록 4개의 거래 건수는 각각 0건, 1건, 0건, 2건이었습니다.
  • 일일 거래 건수는 1천 건대입니다. 익스플로러가 공개하는 일자별 통계로 8월 6일부터 23일까지를 보면 하루 636건에서 4,477건 사이이고, 대부분의 날이 1,000~2,000건 구간에 있습니다. 8월 23일은 1,050건이었습니다.

여기에 함께 알아둬야 할 배경이 있습니다. 2026년 8월 중순 “Shibarium 누적 거래가 15억 6천만 건에서 4억 7천만 건으로 줄었다”는 보도가 있었는데, 이는 체인의 데이터가 사라진 것이 아니라 익스플로러가 과거 기록을 다시 색인하는 중이라 생긴 표시 문제였습니다. 실제로 익스플로러 API의 색인 상태를 조회해보면 finished_indexing: false, 색인 완료 비율 0.49로 나옵니다. 통계 화면이 보여주는 누적 블록 수(약 923만 개)가 실제 최신 블록 번호(약 1,866만 번)의 절반 수준인 것도 같은 이유입니다.

이 사례 자체가 이 시리즈의 문제의식과 맞닿아 있습니다. 화면에 뜬 숫자가 곧 네트워크의 상태는 아닙니다. 이번처럼 색인 도구 쪽 문제일 수도 있고, 반대로 진짜 문제가 화면에 안 뜰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한 지표만 보고 결론을 내지 않고, 블록 생성·거래 건수·색인 상태를 나눠서 확인한 것입니다.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Shibarium은 살아 있고 블록을 만들고 있지만, 그 위에서 실제로 일어나는 활동은 매우 얇습니다. 하루 1천 건대는 대형 레이어2 네트워크와 비교할 수준이 아닙니다. “자체 레이어2를 가지고 있다”는 사실은 참이지만, 그 사실이 “활발한 생태계가 돌아간다”를 뜻하지는 않습니다.

밈코인이라서 더 짚어둘 부분

이 글은 SHIB를 권하거나 말리려는 것이 아니지만, 이번 회차의 사실관계에서 자연스럽게 따라오는 위험은 분명히 해두겠습니다.

첫째, 자체 체인이나 로드맵의 존재가 밈코인의 근본적 성격을 바꾸지는 않습니다. 시바이누는 밈코인 중에서는 드물게 실제 인프라를 구축한 축에 속하지만, 위에서 본 사용량 수준에서는 그 인프라가 만들어내는 수익이나 수요가 가격을 지지한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가격을 움직이는 것은 여전히 커뮤니티의 관심입니다.

둘째, 인프라를 가진다는 것은 새로운 위험을 함께 갖는다는 뜻입니다. 2025년 사고는 코인을 보유하기만 한 사람에게는 직접 피해가 없었지만, 브리지를 이용하거나 생태계 서비스에 자산을 예치한 사람에게는 실제 손실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손실은 1년 가까이 지난 지금도 청구권 NFT 형태로 남아 있습니다. 생태계 참여는 코인 보유와 다른 위험을 동반합니다.

셋째, 발표와 결과를 구분하는 습관이 필요합니다. 브리지 재개 발표는 BONE 하나에 대한 것이었고, 보상 프로그램 출시는 지급 완료와 다른 이야기이며, 로드맵 항목은 가동 중인 서비스와 다릅니다. 1부에서 상장과 거래량을 구분했던 것과 정확히 같은 작업입니다. 3부에서 다룰 “대기업이 SHIB를 받는다”는 이야기도 마찬가지 구조입니다.

직접 확인해보고 싶다면

이 글에 쓴 숫자는 특별한 도구 없이 확인할 수 있는 것들입니다.

  • 토큰 발행량·소각량 — 블록 익스플로러에서 토큰 컨트랙트 주소를 열면 총발행량과 주소별 잔고가 나옵니다. 소각 주소 잔고를 보면 소각 물량이 그대로 확인됩니다. 사용법은 블록 익스플로러 활용법에 정리해 뒀습니다.
  • 네트워크 가동 상태 — shibariumscan.io에서 최근 블록의 생성 시각과 거래 건수를 직접 보면 됩니다. 특정 프로젝트를 지지하거나 비판하는 해석이 섞이지 않은 원자료입니다.
  • 공식 발표 원문 — 개발자 문서는 docs.shib.io, 공지는 프로젝트 공식 채널입니다. 2차 요약 기사는 “재개됐다”, “복구됐다”를 뭉뚱그리는 경우가 많으므로 무엇이 재개됐는지까지 원문에서 확인하는 편이 낫습니다.

유통량과 시가총액을 읽는 법은 시가총액과 FDV의 차이에, 처음 보는 토큰을 점검하는 일반 절차는 신규 코인 투자 전 확인할 체크리스트에 정리돼 있습니다.

다음 3부에서는 “구찌·게임스탑 같은 대기업이 SHIB를 결제로 받는다”는 이야기를 결제 구조 단위로 뜯어봅니다. 기업이 직접 SHIB를 받는 경우와 결제 대행사를 거쳐 즉시 달러로 정산받는 경우는 전혀 다른 이야기인데, 목록형 콘텐츠에서는 대개 구분 없이 나열됩니다.


이 글은 정보 제공 목적으로 작성되었으며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투자 판단과 책임은 본인에게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