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미션리스"라던 스왑이 5,000만 달러를 막았다 — 확인할 6가지

웨일로그 편집팀

“누구의 허락도 필요 없다”고 설명해 온 크로스체인 스왑 서비스 니어 인텐츠(NEAR Intents)가 비트겟 해킹 자금으로 의심되는 5,000만 달러어치의 거래를 막고 그중 50만 3,000달러를 동결했다고 2026년 9월 29일 밝혔다. 같은 자금을 두고 토르체인은 “설계상 검열하지 않는다”며 차단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2026년 9월 30일 오전 기준으로 이 글은 두 서비스가 갈라진 지점을 정리하고, 내가 쓰는 스왑·브릿지가 내 자금을 묶을 수 있는 구조인지 확인하는 6가지를 짚는다. 결론부터 적으면 “탈중앙”이라는 표기 하나로는 아무것도 보장되지 않는다.

📌 오늘의 헤드라인 — 2026년 9월 30일 아침

이 블록은 발행일인 2026년 9월 30일 아침 기준 스냅샷입니다. 이후 시세와 상황은 달라지므로, 지난 글을 보고 계신 경우 아래 수치는 현재 값이 아닙니다. 본문 내용은 발행일 기준으로 작성됐습니다.

아래는 9월 30일 오전까지 확인한 소식이다.

  • 업비트 시세 API를 직접 호출한 결과, 9월 30일 오전 9시 38분(KST) 기준 비트코인은 전일 종가 대비 0.20% 내린 1억 1,335만 5,000원, 이더리움은 0.27% 내린 362만 7,000원이었다. 같은 시각 니어(NEAR)는 3.32% 오른 6,855원이었다.
  • 달러 기준으로는 코인베이스 시세 API에서 같은 시간대 비트코인 8만 3,475.68달러, 이더리움 2,670.48달러가 조회됐다.
  • 니어 인텐츠가 비트겟 해킹 자금 5,000만 달러 이동을 막았다고 밝히면서 “퍼미션리스” 정의를 둘러싼 논쟁이 붙었다(코인데스크 9월 29일). 오늘 본문 주제다.
  • 로빈후드가 AI 에이전트와 무기한 선물, 주말 거래를 추가하며 거래 시간을 늘린다고 발표했다(코인데스크 9월 29일).
  • 블록체인닷컴이 올해 안에 5억 달러 규모 기업공개를 추진하며 최대 60억 달러 기업가치를 노린다는 보도가 나왔다(코인데스크 9월 29일).

무슨 일이 있었나 — 비트겟에서 3억 8,750만 달러

먼저 사건의 뿌리다. 비트겟 공식 지원센터 공지를 직접 열어 확인한 내용은 이렇다.

  • 2026년 9월 24일 18시 31분(UTC)에 비트겟 보안 시스템이 핫월렛 일부에서 비인가 출금을 감지했다. 한국시간으로는 9월 25일 새벽 3시 31분이다.
  • 영향 범위는 핫월렛·웜월렛 계층에 한정됐고, 콜드월렛과 별도 인프라로 운영되는 자체 수탁 지갑 제품(비트겟 월렛)은 영향이 없었다고 공지는 밝혔다.
  • 최초 공지의 피해 추정치는 약 3억 5,160만 달러였다. 이후 비트겟은 별도 공지에서 트랜잭션 분류를 더 진행한 결과 약 3억 8,750만 달러로 추정치를 올렸다. 지캐시와 트론 거래가 추가로 확인됐기 때문이라고 적혀 있다.
  • 자금이 흘러간 체인은 이더리움과 EVM 계열 네트워크, XRP 레저, 지캐시, 트론이다.
  • 비트겟은 이용자 보호 기금(User Protection Fund)이 4억 6,400만 달러 이상을 보유하고 있어 이번 손실을 감당할 수 있다고 밝혔다.
  • 조사는 외부 보안업체 맨디언트(Mandiant)와 슬로우미스트(SlowMist)가 함께 진행 중이다.

비트겟은 자금 추적 대시보드(trace.bgblockchain.xyz)를 열고 동결에 기여하면 동결액의 5%, 회수에 기여하면 회수액의 5%를 지급하는 현상금 프로그램도 공지했다. 법원 명령이나 법집행기관을 통한 조치는 현상금 대상에서 제외된다고 명시돼 있다. 이 공지들이 오늘 글의 1차 자료다.

니어 인텐츠가 한 일과, 토르체인이 하지 않은 일

여기서부터는 1차 자료가 아니라 보도를 통해 확인한 내용이라 따로 갈라 적는다. 니어 인텐츠의 설명은 알렉스 셰브첸코 총괄매니저가 9월 29일 X(옛 트위터)에 올린 글이 출처인데, 오늘 작성 시점에 그 원문 게시물에 직접 접근하는 데는 실패했다(요청이 차단됨). 그래서 코인데스크·코인텔레그래프·디파이언트 세 곳의 보도로 교차 확인한 수치만 적는다.

  • 니어 인텐츠의 탐지 시스템 실드(SHIELD)가 해킹 자금으로 의심되는 5,000만 달러 이상의 이동 시도를 차단했고, 이 자금은 이후 다른 서비스로 옮겨 갔다.
  • 실행 도중 약 50만 3,000달러를 동결했고, 약 16만 6,000달러는 차단 전에 통과했다.
  • 니어 인텐츠는 비트겟이 내건 동결 5%·회수 5% 현상금을 둘 다 받지 않겠다고 밝혔다. 그만큼 더 돌려주기 위해서라는 설명이다.
  • 동결된 자금은 법적 절차를 거쳐 반환하겠다고 했으나, 누가 해제를 승인하는지, 잘못 걸린 이용자는 어떻게 되찾는지는 설명하지 않았다고 코인데스크는 지적했다.
  • 반대편에서 토르체인은 비트겟의 주소 차단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설계상 검열하지 않는다”는 입장이고, 특정 주소·거래를 골라 막는 기능 대신 네트워크 전체를 멈추는 비상 장치만 둔다는 설명이다. 코인데스크는 자체 분석으로 공격자 연관 지갑 한 곳에서 약 630만 달러어치의 이더리움→비트코인 스왑이 토르체인을 거쳐 완료된 것으로 파악했다.
  • 스테이블코인 발행사 서클과 테더도 약 32만 달러어치를 동결한 것으로 보도됐다(매체마다 31만 8,013달러와 32만 달러로 조금 다르게 적었다).

’퍼미션리스’는 원래 무슨 뜻이었나

용어부터 풀어야 논쟁이 보인다. 퍼미션리스(permissionless)는 직역하면 “허가가 필요 없는”이다. 은행 계좌를 만들려면 신분 확인을 거쳐 승인을 받아야 하지만, 블록체인 지갑은 누구의 승인도 없이 만들고 쓸 수 있다는 뜻으로 쓰여 왔다.

문제는 이 단어가 두 가지 층위를 뭉뚱그린다는 데 있다. 니어 공동창업자 일리아 폴로수킨은 X에서 “퍼미션리스란 자산을 보유하고 전송하거나 컨트랙트를 배포하는 데 누구의 허락도 필요 없다는 뜻이지, 모든 앱과 유동성 공급자가 모든 거래를 처리해야 한다는 뜻은 아니다”라고 적었다(코인데스크 인용). 기반 네트워크(레이어)와 그 위에 올라간 서비스(앱)를 나누자는 주장이다.

반대 입장은 “퍼미션리스라면 중립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램프랩스의 비니 바르보사는 “퍼미션리스는 곧 중립을 뜻한다. 그게 퍼미션리스를 만드는 이유 전체”라고 반박했다(코인데스크 인용).

이 논쟁이 초보 투자자에게 중요한 이유는 따로 있다. 어느 쪽이 옳은지와 별개로, 이번 사건은 “탈중앙·퍼미션리스”라고 소개된 서비스도 실제로는 특정 거래를 골라 멈출 수 있는 장치를 갖고 있을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 줬다. 이번에는 그 장치가 도난 자금을 향했지만, 같은 장치는 오탐(잘못된 탐지)에도 작동한다. 거래소 해킹 자금이 섞인 코인을 중고로 받았다가 계정이 묶이는 일은 이전에도 있었다. 지갑 자체의 위험은 디센트 앱 지갑 사고 정리에서도 다룬 적이 있다.

내가 쓰는 스왑·브릿지를 확인하는 6가지

이번 사건을 남의 일로 넘기지 않으려면 확인할 것이 있다. 아래는 거래를 넣기 전에 훑을 수 있는 항목이다.

  1. 거래를 멈출 수 있는 주체가 있는지 문서에서 찾는다. 공식 문서나 이용약관에서 “freeze”, “block”, “screening”, “compliance” 같은 단어를 검색해 본다. 해당 기능이 있다고 적혀 있으면 그 서비스는 중립이 아니다. 이번 니어 인텐츠 사례처럼 문서보다 사건이 먼저 알려주는 경우가 있으므로 없다고 나와도 단정은 금물이다.
  2. 동결됐을 때 푸는 절차가 적혀 있는지 본다. 막는 기능보다 중요한 것이 해제 절차다. 누가 승인하고, 이용자가 어디에 이의를 넣고, 얼마나 걸리는지가 문서에 없으면 그 자금은 사실상 기약이 없다. 코인데스크가 이번에 지적한 지점도 정확히 이것이다.
  3. 중개 없이 내 지갑에서 내 지갑으로 가는 경로인지 확인한다. 크로스체인 스왑은 중간에 유동성 공급자나 정산 계약을 거친다. 그 구간에 자금이 머무는 시간이 있으면 그 시간 동안은 내 통제 밖이다.
  4. 큰 금액은 한 번에 보내지 않는다. 이번에 통과한 16만 6,000달러와 막힌 50만 3,000달러의 차이는 타이밍이었다. 금액을 나누면 전부 묶이는 상황을 피할 수 있고, 첫 소액 송금으로 경로가 살아 있는지도 확인된다.
  5. 받는 코인의 출처를 모르면 받지 않는다. 시세보다 싸게 넘기겠다는 장외 거래는 자금 세탁 경로일 수 있다. 스테이블코인은 발행사가 주소 단위로 동결할 수 있고, 이번에도 서클과 테더가 그렇게 했다.
  6. 사고가 났을 때 볼 공식 창구를 미리 저장해 둔다. 거래소는 지원센터 공지, 프로토콜은 공식 문서와 상태 페이지다. 이번 비트겟 건도 피해 규모가 3억 5,160만 달러에서 3억 8,750만 달러로 바뀐 사실은 공식 공지에 먼저 올라왔다. SNS 요약본만 보면 낡은 숫자를 붙들게 된다.

앞으로 확인할 일정

  • 비트겟 출금 정상화 여부. 9월 27일 글에서 인용한 공식 공지는 9월 28일 08시(UTC)부터 단계적으로 재개해 10월 2일 08시(UTC)까지 전면 복구하겠다는 일정이었다. 오늘 작성 시점에 전면 복구 완료 여부는 공식 공지에서 재확인하지 못했다.
  • 맨디언트·슬로우미스트의 조사 결과 공개 여부. 공격 경로에 대해 비트겟은 “조사가 끝나기 전에는 추측하지 않겠다”고 공지에 적었다. 최종 보고서가 나오면 원인이 확정된다.
  • 자금 추적 대시보드의 동결·회수 누계. 비트겟이 운영하는 trace.bgblockchain.xyz에서 갱신된다.
  • 니어 인텐츠의 실드 운영 기준 공개 여부. 어떤 기준으로 탐지하고 누가 해제를 승인하는지가 문서로 나오는지가 이 논쟁의 다음 분기점이다.

시세와 관련해서는 이 글에서 어떤 방향도 제시하지 않는다. 위 수치는 전부 발행 시점의 기록이고, 사건의 시장 영향은 사후에도 확정하기 어렵다.


이 글은 정보 제공 목적으로 작성되었으며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투자 판단과 책임은 본인에게 있습니다.